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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Books/Essays/Interviews/BehindStories

WGB Originals 13
[Essays] 김현경 | 사람, 사람, 사람 : <눈물의 무게는 얼마인가>
친구의 장례식이었다.
우리는 그를 찾아 헤맸으나 결국 그와 다시 마주하지는 못했다. 사흘의 장례식 기간 내내 나는 왜인지 밤낮없이 잠에서 깨면 장례식장으로 갔고, 장례식장에서 울다 지쳐 쪽잠을 자다가
발인 날의 민경을 기억한다. 더는 나지 않는 눈물에 눈을 부비적거리던 나였는데, 맞은편에 있던 민경은 울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날 나는 눈물의 무게를 가늠해 보았다. 사람을 휘청
후로 민경이 우는 모습을 본 적 없다. 누가 민경에 대해 내게 묻는다면 나는 “늘 해맑다”라고 으레 답할 것이다. 민경과는 좋은 술친구가 되었고, 종종 나는
안국에 함께 간 날이 있었다. 민경을 포함한 넷이서 모였다. 또다시 이유 없는 우울에 잠겨 있던 나를 위해 수진이 마련한 자리였다. 우리는 안국 일대를 쏘다니며 작은 가게들을 탐방
[Essays] 김현경 | 사람, 사람, 사람 : <춤추는 밤길>
어느 밤, 길에서 손을 맞잡고 춤을 췄다. 아주 기나긴 춤을.
그 날은 참 이상했다. 왜인지 나는 살던 성북구에서 6호선 열차를 타고 반대편에 있는 은평구로 향했다. 여느 때처럼 술집으로 향했다. 무슨 이야기를 또 그리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
거하게 취한 우리는 거리로 나왔다. 취한 내가 말했다.
“저 쪽으로 가자. 저쪽으로 가면 돼.”
우리는 지하철역 두세 정거장 거리를 질러 걷기로 했다. 초행길이었지만 방향만 정하고 걷기 시작했다. 나는 종길의 한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우리는 깔깔 웃으며 함께 뛰었다. 숨
[From Books] 김현경 | <울지 않아도 되는 하루(2022)> : 마지막 평안
오랜만에 친구와 망원동에서 만났다. 백수인 줄 알았는데, 세상 사람들이 말만 들어도 다 아는 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우리는 서점에 가고 시장에서 국수를 먹고 서점 앞 카페에 갔다.
목디스크가 심해져 휴학을 하고 집에 있던 나에게 친구는 연락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와도 연락도 하지 않던 시기라 꽤 반가웠다. 친구는 내가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할
필리핀의 ‘비간(Vigan)’이라는 도시였다.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을 더 올라가고, 또 내려서 몇 시간을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
하지만 환경은 열악했다. 가끔 정전이 일어나, 작업하고 있던 것들이 모두 날아가 버리기도 했다. 정전은 꽤 자주 일어나서 나는 학생들에게 주기적으로 저장을 하라고 말했다. 또, 신
학교 수업이 끝나면 우리는 뚝뚝 같은 것을 타고 읍내로 나갔다. 동네는 스페인의 식민지였기에 스페인식 건축물이 많고 여전히 스페인어로 된 간판들이 꽤 있었다. 우리는 자주 읍내에
[From Books] parc | <어느 날 네가 말했다, 나는 좀 다르다고> : 둘 중에 하나만 골라 yes or yes
둘 중에 하나만 골라 yes or yes
어느 날 네가 말했다, 나는 좀 다르다고.
Parc
하얀 떡볶이로 유명한 이태원의 <느네집>에서 떡볶이에 소주를 마시다 말고 친구는 내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해 왔다. 담담히 말을 이은 뒤 양 볼이 발그레해진 그는 내
“그런데 왜 말 안 했어?”
[From Books] 김현경 | <INK ON BODY> : 이겨낸 것들의 증명
이겨낸 것들의 증명
INK ON BODY
김현경
시끌시끌 하던 동네도 조용해진 새벽, 약을 털어 삼키고 침대에 눕는다. 누구보다 충만한 하루를 살아냈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온 집이지만, 잠들기 전 당연스레 부엌으로 향해 뜯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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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Books] 김현경 | <어쩌다 우리가 만나서 어쩌다 이런 사랑을 하고> : 제주행
제주행
김현경
<어쩌다 우리가 만나서 어쩌다 이런 사랑을 하고>

그가 제주로 떠난지 한 달째, 나 또한 제주행을 택했다.
[From Books] 김현경 | <어쩌다 우리가 만나서 어쩌다 이런 사랑을 하고> :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
김현경
<어쩌다 우리가 만나서 어쩌다 이런 사랑을 하고> 중
그와 어느 이자카야에서 소주를 마실 때, 그는 내게 물었다.
“너는 내가 좋아?”
[From Books] 김현경 | <오늘 밤만 나랑 있자> 중에서 : 숫자와 틀과 기준과 인정
숫자와 틀과 기준과 인정
: 우리 집에서, 북다마스 예진과
김현경
<오늘 밤만 나랑 있자> 중에서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Essays] 김현경 | 혼자 술 마시며 혼자 하는 말 : 당신의 여름은 어떤 모양인가요?
당신의 여름은 어떤 모양인가요?
김현경
언젠가 초록이 두려워 숨어 울던 때가 있습니다. 봄에서부터 여름까지, 푸릇푸릇 자라나는 것들을 보면 참을 수 없는 우울이 내게 닥쳐왔습니다. 초록을 보는 일이 두려워 고갤 돌렸습니
*
오늘은 스쿠터를 타고 해방촌으로 향했습니다. 따가울 정도의 햇볕에 이미 검어진 팔이 더 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스쿠터를 타면 햇볕에 쉬이 검어지는 탓에 얇고 긴 팔을 입거나 팔
[From Books] 김현경 | <오늘 밤만 나랑 있자> 중에서 : 선의에 보답할 자신
선의에 보답할 자신
: 삼성동, 감람의 집에서
김현경
<오늘 밤만 나랑 있자> 중에서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몇몇에게 [죄송하지만 오늘 안 될 것 같아요] 메시지를 보냈다. 방을 나서 물을 마시는데, ‘필요시’라고 쓰인 수면제가 보였다. 세 봉
[Essays] 김현경 | 오늘은 어떤 이유로 나를 더 미워해볼까
혼자 술 마시며 혼자 하는 말
오늘은 어떤 이유로 나를 더 미워해볼까
김현경
“하루 끝에 난 내게 물어봐요.
오늘은 어떤 이유로 나를 더 미워해볼까.
[From Books] 오종길 | <속옷을 고르며> 중에서 : 나는 아침마다 고른 팬티를 입는다
나는 아침마다 고른 팬티를 입는다.
오종길
<속옷을 고르며> 중에서
나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누구도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 않을지도 모를 팬티를 소재로 이렇게나 글을 쓰게 된 연유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처음 이 책의 기획에 따라 적합한 의류 아이템을 선정해야 했던 나는 며칠을 고심해 마땅하게 여겨지는 아이템을 몇 구상했지만 그 중 어느 것에도 확신할 수 없었다. 재킷이나 외투에